Mahjong Squad Foundation
- gwachaeso
- 3월 28일
- 4분 분량
<WT>
리퀘스트
보더에 작탁을 두고 싶다.
간단하면서도 명확하고 그러면서 투명한 욕망이 내면 안에서 쉼 없이 범람하기 시작했을 때, 후유시마 신지는 ‘멤버 영입’의 필요성을 느꼈다. 실로 작탁을 두고 마작을 치고 싶다는 그의 욕망은 하루 이틀 묵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안된다는 걸 알기에 매번 가라앉다가 그래도 안 되나? 하고 한 번씩 치솟고, 다시 한번 가라앉길 반복하던 욕망이었는데, 이번에야말로 작탁을 두고 말겠다는 강렬한 결의가 솟구치고 있었다. 이유는 별거 아니다. 겸사겸사 새로운 멤버를 영입해서 조금 전 제게 구련보등을 쏘아 보낸 아즈마 하루아키가 쏘이는 꼴을 봐야겠다는 그런 단순한 복수심이 기반이 되었을 뿐. ‘론. 구련보등.’ 젠장! 그렇게 말하는 후유시마 신지도 썩 잘 치는 편에 속하는 작사였지만 중요한 것은 조금 전 쏘인 론일 수밖에 없었다. 어디 없을까, 작탁을 두어야 하니 부대실을 가진 B급 부대 이상이어야 할 테고 작탁을 두는 데 문제가 없으려면 아무래도 대장인 편이 좋겠고 작탁을 핑계로 놀러 가도 괜찮은 친분을 가진…….
“너희 부대실은 안 되겠지.”
“소파 있는 거 봤으면서…….”
“우린 뒀다간 마키 선에서 컷 될 거란 말야.”
작탁까지 부대실에 둬 가면서 마작을 쳐야겠냐는 눈으로 후유시마를 본 아즈마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작은 결국 카드 게임과 같은 게임이고 돈을 걸지 않는 한 사행성에 저촉되지도 않겠지만, 아이들 앞에서 대놓고 판 깔아두고 게임을 한다는 게 썩 내키지도 않은 아즈마였다. 거기다 아즈마 부대 작전실은 아즈마를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소파가 자리하고 있었다. 잘 있던 소파까지 치워가며 작탁을 둘 수는 없다. 하지만 멤버 영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후유시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마장에 가서 거기서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마작을 쳐 왔지만, 지속적으로 함께 마작을 칠 고정 멤버가 주는 이점을 아즈마도 모를 리는 없었다. 결국 우울한 얼굴로 쭈그려 앉아 연초를 태우던 후유시마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아즈마다. 후유시마 씨. 엉? 나는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설득은 당신이 해. 그리고 때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적절한 대상을 엄지 끝으로 가리킨다. 후유시마의 눈이 돌아간다. 그곳엔…….
“스와!”
“뭐, 뭐야! 후유시마 씨!?”
스와 코타로, B급 정규 부대 스와 부대의 대장. 부대실을 가진 B급 부대 소속이면서 부대의 대장이고 작탁을 핑계로 놀러 가도 괜찮은 친분을 가진……. 후유시마는 아즈마의 혜안에 감탄하며 언제 한 번 아즈마에게 고기를 사주기로 결심한 뒤 스와의 앞을 가로막았다. 잠시 얘기 좀 나누자. 어, 어……. 그래. 아즈마 씨도? 그러지, 뭐. 뭐, 뭔데!?
“싫어.”
“단칼에 거절이냐…….”
“아니, 왜 우리 부대실에 작탁을 둬야 하냐고. 같이 마장에 가는 건 상관없어. 그건 괜찮아. 하지만 작탁을 부대실에 두는 건 경우가 다른 얘기지. 알면서 그런 소리를 하네, 후유시마 씨. 아즈마 씨.”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날 팔아먹은 거겠지!”
스와 부대 작전실. 단호한 거절에 후유시마는 고개를 숙이고 아즈마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후유시마를 보고 다시 스와를 보았다. 스와가 마작을 칠 줄 안다는 사실은 일전에 스몰토크를 나누다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실, 아즈마가 그 사실에만 기대고 스와를 지목한 것은 아니기도 했다. 후유시마 씨. 쇠고기 특수 부위도 사줘야 해. 한때 A급 1위 부대를 이끌었던 최초의 스나이퍼 아즈마 하루아키. 그의 총구가 겨눈 것은 눈앞에 있는 스와가 아니라…….
“우왓. 스와 씨, 마작 칠 줄 아세요?”
“사사모리.”
“괜찮아. 우리가 갑자기 끼어들어 온 걸. 사사모리는 아직 칠 줄 모르나?”
“네! 가르쳐주신다면 배워보고 싶어요. 구경만 해도 재밌지만요.”
스와 코타로, 갑자기 평소보다 배는 더 인자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주변 인물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한 아즈마 하루아키를 노려보고야 만다. 이 양반이!? 그렇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지원 사격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스와 코타로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아즈마 하루아키를 지원하는. 오사노 루이가 입을 열었다. 쑥 고개를 내밀며.
“그래? 나는 칠 줄 아는데.”
“오사노…….”
“그거 좋네. 나중에 같이 쳐도 재밌을 것 같다.”
“저는 좋아요, 아즈마 씨.”
아, 걷잡을 수 없이 판의 흐름이 바뀐다. 자기들은 작탁이 들어와도 상관이 없다며, 자리에 없는 츠츠미 다이치에게도 전화를 걸어 물어보겠다고 하는 이들을 보며 스와는 낭패 어린 표정을 짓는다. 후유시마는 뜻밖의 횡재에 신이 나서 마찬가지로 신이 난 사사모리 히사토에게 작탁의 멋짐을 설명하기 시작하고, 아즈마는 저를 노려보는 스와의 눈빛을 자연스럽게 피하며 오사노와 대화를 나눈다. 츠츠미는 스와가 그리 결정했다고 하면 반발하지 않을 인물이다. 그리고 스와는 부대원들을 신경 쓰는 좋은 대장이니, 끝났다. 사실상 끝이 난 판에 스와는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이고…… 내 참.
“후유시마 씨가 사는 거지?”
“당연하지. 술도 살게.”
“고기도 사야 해. 후유시마 씨.”
“윽.”
그렇게 스와까지, 스와의 작전실까지 포섭하니 이젠 정말 머릿수만 채우면 되었다. 누구라도 좋으리다. 마작을 모르면? 가르치면 된다. 알면? 바로 할 수 있으니 나쁠 게 없다. 저는 한 대 피우러 가보겠다며 스와와 복도 반대 방향으로 헤어진 후유시마와 아즈마는 자연히 라운지로 향하며 다음 인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즈마 너인데 스와만 후보로 꼽았을 리는 없고. 다른 사람은 누구야? 아, 후유시마는 역시 머리가 좋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다. 라운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아즈마가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B급 부대 이상, 작탁 문제는 이제 해결됐지만 그래도 작탁을 두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하니 부대의 대장, 작탁을 핑계로 놀러 가도 괜찮은 친분을 가진…….
“오, 후유시마 씨. 아즈마 씨. 랭크전 하러 온 거야?”
“안녕, 타치카와. 그럴 리가 있겠니.”
작탁을 두어도 전혀 거부할 것 같지 않은 멤버들을 부대원으로 두고 있는 데다가 사실 아니어도 제멋대로 밀고 나갈 성정, 그리고 A급 부대라 부대실도 넓다! 마작을 칠 줄 아는지는 모르지만 앞서 말한 대로 모르면 가르치면 될 일. 역을 외우는 건 조금 골치 아프겠지만 한번 외우고 나면, 또는 쏘여가며 외우고 나면 누구보다 즐길 것 같은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 그래서 사실 그를 영입 후보로 올리는 데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나.
“좋아!”
“좋네, 그럼…….”
“대신.”
조건을 걸면 들어주기 전까지 물러서지 않을 녀석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녀석이 내걸 조건이란 결국 빤하다. 그럼 그렇지. 네가 그렇지. 그걸 예상한 우리도 그렇지.
“랭크전 하자.”
아즈마 씨랑 후유시마 씨는 팀 먹어도 돼. 점수 교환은 없이, 2 대 1로. 괜찮지?
“난 좀 봐주면 안 돼?”
“도망치지 마, 후유시마 씨.”
그럴 줄 알았다며 한숨을 내쉰 두 사람이지만 결국 도리가 없다. 해보자고. 좋아!
마작 한 번 해보겠다고 걷는 길이 참 험난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