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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호부견자

  • gwachaeso
  • 3월 18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3월 19일

<Fate Zero>

코토미네 이야기



이리도 사악하다니, 이리도 음험하다니! 코토미네 리세이의 씨에서 잉태된 오물은 이처럼 일그러진 사람의 형상을 빚어내는 것까지는 성공했으나 그 안에 든 것은 사람조차 아니니 수태된 광견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자기에게 좋을 뻔하였다 [막14:21]. 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인류에게 좋을 뻔하였다. 철이 든 후 오로지 탐색을 거듭하며 시간을 들이고 고통을 인내한 것은 대체 무엇을 위해서인가? 처음으로 갈구하여 마지막까지 간구할 그 대답이란 정녕 제가 가질 수 있는 것이 맞기는 한지. 맞기야 한지. 주께서 나는 이곳으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이르신다면야 그 이르심이 옳고 말씀이 옳았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하시는 말씀은 옳소이다,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는 자가 있지 않으셨나이까 [마15:27]. 그리고 그는 개와 다르지 않으리라. 개와는 조금도 다르지 않으리니, 아, 코토미네 리세이의 씨에서 개가 태어나고 말았다! 이로써 그가 계획한 모든 것이 수포가 되었으니 이 세계에 물집 같은 자가 아비 없이 혼자 남아 아비 없는 자에게 기도를 올린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 주소서. 아버지의 원대로 마시옵고 나의 원대로 하옵소서 [마26:39]. 이리도 불경하다니! 인자는 모든 대답을 얻을 때 제가 파멸하리란 예감이 든다고 말하지만 그 실상이란 갈구하고 간구하고 추구하는 모든 대답이 파멸할 때까지 찢고, 밟고, 파헤쳐 내장재를 확인할 자라는 데 있다. 이를 알고 갈파할 자가 이젠 없으니 계속 묻는 것 말고 다른 방도를 알지 못하는 자에게 아버지는 부재란 이름으로 선물을 내린다. 보라. 이것이.


너의 소원.


아, 주는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


내가 아노니 그가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고하시리이다 [요4:25].


모든 것. 너의 모든 것을.


파멸이, 절규가, 말도 안 되는 즐거움이 펼쳐진다, 이 땅에. 이것이 너의 소원이라고 말한다, 귓가에. 이것이 생의 부스러기를 먹은 자의 소원이라고. 이것이 정녕 질문으로 점철된 인생에서 얻은 해답이라고. 주인의 상에 올려져 있던 자녀의 떡.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젓는다. 호? 이것으로는 부족해. 재미있구나. 이것으론 이해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직자란 결국 해설하는 자이기에 그는 풀이를 원하고 증명을 원하는 사람이 된다. 압살한 신을 발치에 두고 인간의 왕을 등 뒤에 둔 채로 그는 질문하는 사람이 된다. 다시금 갈구한다. 생명을, 이제는 정말로 오물로 가득 찬 심장을 바쳐 이해하길 갈구한다. 승복할 수 없는 해답 앞에 부복하길 멈추고 고개 들어 웃는 사람이 있다. 여기.

웃는 자가 있다, 여기.


탄생하는 자가 있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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