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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주기도문

  • gwachaeso
  • 3월 18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3월 19일

<Fate Zero>

코토미네와 에미야 이야기



오래전 그의 주는 그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쳤으니 그는 아버지로부터 배운 기도문을 평생 잊지 않았다. 시작은 이러했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이것은 기도하는 자의 복음이 되리니 주의 눈 아래 음복하지 못한 자의 이름은 코토미네 키레이가 되리다.


코토미네 키레이가 그의 아버지를 잃은 날은 그가 성년이 되고 성직을 짊어지고도 수년이 흐른 뒤였다. 따라서 그는 성인으로서 아비의 장례를 치렀고, 순교로서 성인이 마땅히 증명해야 할 기적의 한 조건을 채운 아비의 이름은 아들로부터 거룩히 여김을 받아 코토미네 리세이라 하였으니, 영께선 부름을 받아 하늘에 오르셨겠으나 영이 빈 육은 융단 위로 무너져 방치되었다고 한다. 빈자(곧 그의 자식)가 그를 발견했을 때는 인자(곧 그의 주)의 품에 안겨 숨이 끊어지고도 날이 아직 남았을 때였다. 구주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이렛날도 남지 않아 더욱 기도해야 할 때. 아버지의 뜻에 따라 궁창에 기도가 비는 것을 허용치 않으니 그에게서 영주가 마를 날도 사라졌다. 하늘에서 이루어진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준비를 마친 것이다. 그의 아버지가 죽음으로써.


그리고 오물과 하나가 됨으로써 그는 마침내 오늘을 본다. 오늘을 맞이한다. 구주의 나라가 임하여 그에게 일용할 양식―식견, 원천, 지식을 주시는 날을. 곧 오늘을. 기도하라.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기도하라.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


기도를 마치기 전에 눈에 들어온 자가 있다. 멀리, 진흙을 헤치고. 멀리, 불길을 뚫고 제게 다가오는 자. 누구인가, 저자는. 당연히 알고 있다, 저자를. 너 또한 주께서 너의 존재를 사하여 주시길 원하는가. 성배에선 보혈 따위 쏟아지지 않는 것을 보았으면서도. 성배에선 진흙이, 오니가, 쏟아져 주를 믿는 자에게 해답을 가르치시는 것을 보았으면서도. 오라, 에미야 키리츠구여. 그러며 그를 기다리는데.


"……."


눈을 돌린다, 그는. 머리를 돌리고 이내 몸을 돌린다. 그를 보지 않는다. 이윽고 무언가를 찾아낸 것 같이 손으로 무언가를 헤집고 그 일에 열중한다. 열중한 그는 코토미네 키레이를 외면한다. 마치 더 중요한 일을 찾아낸 것 같이, 코토미네 키레이는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그 자신이 그러하다고 믿은 그 자신이 그 탓에 놓친 그 자신이 스스로 부정한 무언가를 찾아낸 것 같이.


"……."


그러나 너는 너의 아버지께서 가르친 기도문을 기억하라: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 하니.


"……."


코토미네 키레이는 시험에 들지 아니한다. 그 역시 눈을, 머리를, 몸을 돌리고 기꺼이 그를 지켜보기로 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저에게 영원히 있음을 주장하는 자를 따라 자리를 떠난다(아버지께는 무엇이 영원히 있는가. 아멘만이, 아멘만이 남는다).


아멘만이 남는다.

아멘.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마태오 복음서 6장 14절의 말씀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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