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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B.C.

  • gwachaeso
  • 3월 18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3월 19일

<Fate Zero>

코토미네와 길가메시 이야기



팔을 뻗는가 싶더니 손이 벽에 닿는다. 뻗은 팔을 보면 오른팔이니 도주로는 오른쪽으로 고려해야 하겠다. 다만 눈앞의 자가 순순히 저 가는 대로 내버려둘지는 의문이다. 주께서는 한쪽 문을 닫으시면 다른 쪽 문을 열어두시니, 성서에 기록된바 열어둘 터이니 너희는 두드려라. 그럼 열리리라, 그리 말씀하셨으나 제 앞에 있는 자는 당신보다 더 오래되었으매 당신만큼 자비롭지는 않을 자였다. 그리하여 닫아둔 길 대신 다른 길을 순순히 열어둘 요량인지 불분명하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고 하여 겁부터 지레 주워먹을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 오래전 제 아비를 따라 성직을 걷기로 한 자는 이국의, 이방의, 이민족의 신이자, 인간이자, 왕을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만국의 왕이시자 만방의 주 되신 이를 네가 믿으라. 그리하면 네가 구원을 얻으리니 그리하여 성직자는 제 앞의 자를 똑바로 바라볼 뿐이다. 굽지 않은 허리가 꼿꼿이 서며 눈은 서사시의 주인 된 자를 바라본다. 그의 주가 강림하시기 이천하고도 팔백 년 전에 왕으로 군림한 자가 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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